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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철도 타 봤더니 비싸고 불편해", 경향신문 김영민기자, 2007-04-12

최근들어 부쩍 인천공항철도에 관한 기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 내용은 대개 터무니없는 수요예측으로 인해 매년 엄청난 혈세가 공항철도의 적자를 메우는 데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철도 수요예측 잘못 혈세 8.2조 낭비 예상", 조세일보 이상원기자, 2007-10-17
"썰렁한 인천공항철도…첫해 1천억 적자",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7-10-12
"세금 3186억원 잡아먹는 민자 SOC사업", 매일경제 장종회 기자, 2007-10-12
"텅텅 빈 공항철도", 한국일보 송원영 기자, 2007-08-22
"텅 빈 공항철도‥수백억 적자", MBC 강연섭 기자, 2007-06-29

인천공항철도란, 참여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이른바 "한국형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총 사업비 4조4천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철도건설사업이다. 비싼 통행료때문에 말이 많은 인천신공항고속도로에 투입된 사업비가 총 1조7천억원 가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사업비와는 달리 이용률은 극히 저조하다. 전철같이 생긴 겉모습과는 달리 이용요금은 3,100원으로 비싼데다가 공항리무진버스와 경쟁까지 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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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수요예측 대비 실제교통량", 국민일보, 2007-10-16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2007년 3월 24일 개통이후, 7개월째에 접어든 지금까지의 이용률은 당초 예상치의 6.1%. 인천신공항고속도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같은 다른 민자건설사업과 비교해보아도 턱없이 낮은 이용률이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인천공항철도는 그 규모만큼이나 거대한 실패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인천공항철도의 이용률이 지금보다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물론 요금을 인하한다던지, 편의시설을 늘린다던지, 홍보를 많이 한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어느정도 이용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항철도㈜에서 요금을 인하할 여력이 있는지도 불분명할 뿐더러, 인천공항철도의 이용률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은 이용자의 수가 적은 것보다 애초에 수요가 부풀려진 데에 있기 때문이다.


"2004년 6월 작성된 정부의 인천국제공항철도 실시계획승인확인서에 따르면 2007년 실시협약 예상 수송수요는 20만7421명인데 반해 한국교통연구원이 조사한 인천공항 1일 입출국자 예상인원은 8만명에 불과하고 환송객·공항종사자·승무원 등을 포함한 총 이용인원도 13만8316명에 불과해 당초 예상수요에 훨씬 모자라는 수치"
 - 통합민주신당 유필우 의원, 2007년 10월 국정감사 자료 중


예상 이용자수가 이렇게 터무니없이 부풀려져있으니 아무리 이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써도 이용률은 쉽게 높아지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인천공항철도가 처한 상황은 한마디로 "이용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엄청난 적자를 지게 되고, 그렇다고 해서 턱없이 부풀려진 수요에 맞게 이용률을 끌어올릴 마땅한 방법도 없는 상황"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택한 방법은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주자"는 것이다. 정부는 철도건설 당시 3조원의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면서 30년간 예상수입의 90%를 보장해주기로 약정을 체결했고, 이로 인해 공항철도㈜ 측은 이용률이 0%가 되어도 90% 만큼의 수익을 정부로부터 보장받게 되었다. 엉터리로 수요예측을 했는데, 그것의 90% 만큼의 이익을 정부가 보장해준다니, 공항철도㈜ 의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손해볼 것이 없는 장사였던 셈이다.

통합민주신당 유필우의원에 의하면, 정부가 공항철도㈜ 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30년간 부담해야 할 금액이 무려 8조2250억원이라고 한다. 총 공사비의 2배 가량이 적자보전을 위해 들어가는 셈이다. 이미 정부는 내년에 공항철도㈜ 측에 1,04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며 국회에 승인을 요청해놓고 있다.

이 대목에서 나는 "인천공항철도는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던 사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볼 때, 인천공항철도를 건설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비해 손실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수요를 부풀리지 않았다면 사업이 추진될 수나 있었을까?" 싶은 이 사업이 결국 성사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누군가가 엉터리 수요예측 자료를 믿고 3조3100억원이라는 자금을 투자해주었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해, 총 사업비 4조4000억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자본 3조3100억원이 투자되지 않았다면, 앞으로 30년간 국민의 세금 8조2250억원을 집어삼킬 인천공항철도 건설사업은 시행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순진한(?) 투자자들은 과연 누구였을까?


위 기사에 의하면, 인천공항철도 사업에 참가한 금융기관은 산업은행(5000억원), 국민연금(2500억원), 농협(2300억원), 신한은행(2100억원), 우리은행(2000억원) 을 비롯한 국내 20여개 금융기관이라고 한다.

물론, 이들은 공항철도의 이용률이 낮은 것과는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으로 30년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지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이 투자가 잘된 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인천신공항고속도로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와 같은 대형 민자SOC사업의 경우를 보더라도 자신들에게 돌아올 수익의 상당부분이 결국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국민이야 어떻게 되건 말건 나만 이익을 내면 된다는 심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사업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시중은행도 아닌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엉터리 수요예측에 기반한 사업에 투자하여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큰 짐을 지우게 된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앞으로 이같은 SOC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자, 그럼 이제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1. 참여정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기 중에 대형 SOC 건설사업을 벌이고자 하였다.
(대형 건설사업에서 떨어질 떡고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2. 인천공항철도 건설사업의 성패는 투자자금 유치에 달려있었는데, 마침 정부의 입김이 미치는 금융기관들이 투자를 해주어 철도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의 공기업이며, 우리은행은 지분의 73.25%를 정부가 보유한 정부소유은행이다.)

3. 정부는 공항철도㈜ 측에 30년간 90%의 이용률을 가정한 수익을 약속해주었고, 이로써 공항철도㈜ 는 형편없이 낮은 이용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산업은행, 국민연금 등)에게 차질없이 이익금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되었다.

4. 인천공항철도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왔으며,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앞으로도 이같은 SOC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결론 : 국민이 낸 돈이 국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엉뚱한 사업에 투자되고, 다시 국민은 세금을 내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이익을 보전해주고 있다.

이같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국민의 자율에 맡겨 가입자가 원하지 않는 투자를 원천봉쇄할 필요가 있다.


행동하는 양심
이승민
 200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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